아줌마의 직감

coming home 2008/04/28 05:37 |
미투데이 :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엄마한테서 '동기는 말할것도 없고 위아래로 20년차는 네 라이벌'이란 말을 들었다. 그때는 몰랐다. 어렴풋이 느끼기만 했을뿐. 엄마는 '세대간경쟁'이란 말을 모르지만, 여러 아줌마들을 통해 몸으로 터득한 경쟁의 논리를 딸에게 알려주고 싶어하셨다.

엄마가 정말 무시무시한 말을 했지만, 사실 이건 "어머니 무서우시네요....."가 포인트는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슬프지만 50대이기에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줌마들은 '세대간경쟁' '88만원 세대' 이런 단어, 개념 모른다. 하지만.
남편들의 '바깥'일을 20년간 들어왔고, 20년 넘게 '키워' 온 자식들의 출세에 '걱정'이란 것을 '하기는 하기때문에'말할 수 있는 것이다.

50대의 대부분은 아이를 가졌고, 그들의 자식들이 한창 일자리를 놓고,승진을 놓고 아귀다툼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동시에 이제 사람을 '채용'하는 입장이 되어보니, 나이고 뭐고 능력이 최우선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기 때문에, 나이가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정말' 아는 것이다.
50대는 IMF를 최후의 발악으로 견뎌냈고, 명퇴당한 친구 전화를 여전히 피하는, 이제 지칠대로 지친 상당히 fragile한 세대다. 적어도 내가 본 50대의 모습은 그렇게 교육에 무시무시한 투자를 감행하시던 분들이 "자식들에겐 정말 정말 미안하지만" 자신들의 노후 준비때문에 더 이상 자식들에 대한 '투자'를 멈추고 있다.
참 이걸 말하는 방식도 웃기다. "자식들에게 더 뭔가를 해줘야 되는데... 미안하지만 도저히..." 줄 수 없다는 담화 방식에 세대간경쟁의 일면이 또 한번 보인다.

장남이 부모님 모시는 룰이 깨졌고, 몇 십년간 공무원이 아니었던 이상, 50대가 겪고 있는 무시무시한 '노후'에 대한 공포는 이젠 자식에게도 의지할 수 없다는, '내 것'을 지켜야한다는 인식을 심어줬고, 이러한 반쯤 죄책감의 상태에서, 곧 투자를 철회할 부모가 20대 자식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그닥 많지 않다. 그저, 너네가 사는 세상은, 우리가 심어놓고 떠나는 세상은 얼마만큼 차갑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뿐. 부끄럽지만, 부끄럽기때문에 자식한테만이 할 수 있는 말일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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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HyoA의 생각

    Tracked from hyoa's me2DAY 2008/04/28 10:59  삭제

    어머니 무서우시군요..

  2. Subject: Beatmania의 생각

    Tracked from emptyframe's me2DAY 2008/04/29 01:46  삭제

    백설공주의 마녀도 젊었을때는 또 다른 백설공주가 아니었나?–HyoA님의 아줌마의 직감을 읽고, 백설마녀님 아뒤를 보면서 든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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